명품 리폼을 허용한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리폼업자인 피고가 원고의 등록상표가 표시된 가방 소유자들의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그 소유자들로부터 리폼 요청을 받아 그에 따른 리폼 행위를 하고 그 리폼 제품을 그 소유자들에게 반환한 사건에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판결은 사회적 영향이 크므로, 대법원은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그 경위와 판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다(대법원 2024다311181 상표권침해금지 등 사건 보도자료). 이하에서는 대법원의 보도자료를 근거로 명품 리폼에 대한 상표권 침해 판단에서 유의할 점을 알아보자.
상품 판매 후 소진되는 상표권
상표권자가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을 판매한 경우, 상표권은 그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소진된다. 이를 ‘권리소진 이론’이라고 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그 상품을 대여해주거나 중고로 판매할 수 있으며, 상품을 수선해서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다.
상품의 동일성을 해한 경우
하지만 원래 상품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을 하는 경우 생산행위와 마찬가지이므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후지필름 사건 2002도3445). 후지필름 사건에서 대법원은 “1회용 카메라에 새로운 필름으로 갈아 끼우고 새로운 포장을 한 행위는 단순한 가공이나 수리의 범위를 넘어 상품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로 본래의 품질이나 형상에 변경을 가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는 실질적으로 새로운 생산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인 후지필름은 여전히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리폼에 대한 상표권 침해 판단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가방 소유자로부터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리폼 요청을 받아 그에 따른 리폼 행위를 하고 리폼 제품을 소유자에게 반환한 경우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특허법원 판결(2023나11283)에서 인용한 리폼 전후 제품 형태>

모든 리폼이 허용되지는 않는다
명품 리폼이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리폼업자가 리폼 과정을 지배·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등 이를 자신의 제품으로서 상거래에 제공하여 거래시장에서 유통되게 하였다면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
아무리 가방 소유자가 리폼을 요청하였더라도, 예를 들어 리폼업자가 자신이 정해놓은 디자인에 따라 리폼 제품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동일한 디자인의 리폼 제품이 거래시장에서 유통된다면, 상표권자가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가방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이 아닌 거래시장에서 유통할 목적으로 다량의 리폼을 의뢰한 경우, 리폼업자는 제품 생산행위에 관여했으므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후지필름 사건에 대비해보면, 1회용 카메라의 필름을 개인적으로 교체하는 행위는 문제되지 않지만, 새로운 필름으로 교체한 1회용 카메라를 거래시장에서 계속 유통한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결국 모든 리폼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리폼업자가 자신의 디자인을 적용하여 다량의 리폼 제품을 유통시키거나, 타인이 유통을 목적으로 의뢰한 리폼을 제공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모든 리폼을 허용한 판결로 오해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