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23 해외 상표 제도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해외 상표권을 먼저 확보하자

해외 상표권이 필요한 이유

앞에서 설빙의 사례를 살펴보았죠? 한국에서는 상표를 등록했지만 중국에서 상표를 선점당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의 상표권은 한국에서만 효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상표권은 상표를 등록한 국가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어느 국가의 법률이 그 국가에만 미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각 나라마다 상표등록을 별도로 해야 한다고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놀라기도 합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반드시 해외에도 상표를 등록해야 합니다.

상표등록 국가의 선택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상표권을 확보해야 할까요? 이는 해당 브랜드의 중요성과 경영적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해당 브랜드가 중요한 경우에는 많은 국가에서 상표권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지만, 여러 국가에 상표등록을 신청하면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특히 다양하고 많은 수의 상표권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주요 국가에만 선택적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선권 인정의 필요성

우선권 주장 제도가 없는 경우의 불합리성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상표등록을 신청한 후, 해외 국가에서 상표등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각국의 언어와 제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일 한국에서 상표등록을 신 청하고 중국에 상표등록을 신청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중국에 먼저 상표등록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중국에서 먼저 상표등록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등록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습니다. 참으로 억울한 일이지요.

우선권 주장 기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아주 오래 전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상표등록을 신청하고 6개월 내에만 중국에 상표등록을 신청하면, 그 사이에 일어난 일 때문에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이죠. 즉, 한국에서 상표등록을 신청하였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다만 6개월이라는 기간을 지켜야만 합니다.

한국 상표의 심사 결과와 해외상표 출원 여부의 결정

현실적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하면 심사를 받기 위하여 차례를 기다리며 대기만 하다가 신청일로부터 7~12개월 무렵 심사 결과가 나옵니다. 이러한 심사 결과와 우선권 기간이 동시에 도래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심사 결과를 받기 위하여 우선심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우선심사를 신청하면 상표등록 가능성을 2~3개월 만에 알 수 있게 됩니다.

특허 우선권 기한과 비교

특허권 또는 디자인권과 비교하면, 상표등록 신청을 위한 우선권 기간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집니다. 발명 또는 디자인은 창작이므로 우선권 기간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판매하거나 세상에 알려 진다면, 발명이나 디자인이 새롭지 않다는 이유로 해외에서 등록할 수 없습니다. 반면 상표는 창작이 아닌 선택이므로 상표가 세상에 알려지더라도 우선권 기간이 지난 후에 해외에서 상표를 등록 할 수 있습니다. 상표는 새롭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상표등록

보통 기업에게 상표권이 필요한 주요 국가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그 제품의 주요 소비시장에 해당되는 국가에 상표를 등록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은 어떤 국가에서 상표를 등록하고 있을까요? 기존에는 상표권을 포함한 해외 지식재산권의 확보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소비시장이 가장 컸으며, 지식재산 보호 정책도 가장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미국 중심의 소비 시장이 중국, 유럽 등 여러 나라로 분산되어 옮겨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한국에게 가장 큰 수출 국가가 되었으며 상표권 분쟁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은 중국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0년 통계를 보면, 다음과 같이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은 중 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 국가에 상표등록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먼저 상표등록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제는 소비시장 크기와 해당 제품의 주요 소비시장에 상표권을 확보 하고 ‘국가별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세계 상표권은 없다? 있다!

우선권을 주장해서 6개월 내에 각 국가마다 상표등록을 신청하더라도 여전히 불편함이 있습니다. 각 국가의 언어와 제도에 맞게 상표등록을 별도로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때 현지 국가의 변리사를 선임해야 합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국제 상표를 등록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언어로 한 번만 상표를 등록하면 여러 국가에서 효력이 생기게 됩니다. 국제 상표는 한국 특허청에 제출하면 됩니다. 참으로 편리한 제도입니다. 다만 국제 상표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 상표에 기초해야 합니다.

국제 등록일의 의미

한국 특허청에 국제 상표를 제출한 날이 그대로 ‘국제 등록일’이 됩니다. 그리고 존속기간은 국제등록일로부터 10년이며 하나의 국제등록을 갱신하면서 상표권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국제등록 이후에 신청인이 지정한 국가들에서 심사를 통과해야 등록이 완료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제등록은 임시적인 등록입니다. 아무런 문제없이 지정한 국가에서 심사가 통과된다면 국제등록이 그대로 유효하게 되며, 심지어 해외 국가의 대리인을 선임할 필요도 없습니다. 해외 국가에서 심사관이 지적한 상품의 명칭을 보정하기 위해서는 해외 대리인을 선임해야 하므로, 되도록 상품 명칭의 보정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등록의 장점

지정 국가에서의 심사 기간은 일정하게(한국은 18개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상표권의 취득 여부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존속기간의 갱신, 권리자의 명의 변경도 각 국가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국제 상표에 대한 협정의 가입 국가 및 기구는 다음과 같이 충분한 상태이므로, 여러 가지 장점들로 인하여 많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상표 등록의 중요성

국제 상표등록은 반드시 한국 상표에 기초해야 한다고 했죠? 한국 상표등록을 신청하거나 한국 상표가 등록되고 나서 국제 상표 등록을 신청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일 한국 상표등록을 신청하였는데 등록이 거절되면 어떻게 될까요? 기초가 되는 한국 상표가 거절되면 이에 종속되는 국제등록은 취소됩니다. 국제등록의 종속성 또는 집중 공격(central attack)이라고 부릅니다. 참으로 무서운 결과죠. 다시 각 해외 국가에 상표등록을 신청하면 국제등록일로 소급하여 심사를 진행한다는 구제책이 있지만, 결국 상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된다는 점에서 무의미한 구제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국제등록을 위한 전략

한국 상표 등록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은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상표의 등록 가능성이 의심된다면, 추후 한국 상표등록의 거절로 국제등록이 취소되는 일을 방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한국 상표등록을 신청하고 우선심사를 신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심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후에 우선권을 주장하여 국제 상표등록을 신청해도 타이밍이 늦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 심사 기간과 국제상표출원의 시기

이와 다르게 한국 상표의 등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 우선심사가 아닌 일반 심사를 거쳐 결과를 기다리면 됩니다. 또한 한국 상표등록 신청에 대해 우선권을 주장하면서 바로 국제 상표등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일반 심사를 선택하고 한국 상표의 등록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워 완전한 확인이 필요하다면, 한국 상표의 심사 결과를 1년 정도 기다려야 되므로 우선권 주장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우선심사를 신청하지 않는다면, 바로 국제 상표등록을 신청할지, 아니면 한국 상표의 등록 가능성을 완전히 확인하고 국제 상표등록을 신청할지에 따라 우선권 주장 여부가 결정됩니다.

국제상표출원에 대한 해외국가의 지정과 관리

이후 최소한 동일한 상표가 해외에 등록되어 있는지 검토하고, 해외 국가를 결정하여 국제 상표등록을 신청합니다. 한국 상표등록이 무사히 완료되면 일단 안심할 수 있는 단계이므로 기존에 지정된 해외 국가 외에 국제 상표등록에 추가시킬 국가가 있는지 검토합니다. 이렇게 해외 국가를 추가하는 것을 ‘사후지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지정국의 심사관이 거절 이유를 통보한다면, 거절 이유를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간단히 검토하고 지정국의 대리인을 선임할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너무나 명백하게 동일한 상표가 존재하고 거절 이유를 극복할 수 없다면, 대리인 선임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정국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등록이 유지되는 국가와 거절된 국가가 구분되어 정리가 됩니다. 국제 등록에 대한 존속기간 갱신은 국제 등록일로부터 10 년이 도래할 때 국제 등록에 대한 한 번의 갱신 절차를 통하여 관리할 수 있습니다.

김태수 변리사

김태수 변리사입니다. 저는 지식재산을 알기 쉽게 꾸준히 강의하면서, , , 라는 도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앞으로 지식재산 채널을 통하여, 지식재산의 이슈와 현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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