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름, 상표 등록이 필요할까

포항 덮죽 최민아 사장의 상표 현황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소개된 포항 덮죽집은 방송 이후 다른 사람이 먼저 상표등록을 신청하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 상표 출원이 어떤 이유로 거절되었는지 소개하였다. 포항 덮죽집 사장은 10개의 상표등록을 출원하였다. 이 상표들은 제30류의 ‘쇠고기 버섯죽’ 등을 상품으로 지정하거나 제43류 죽 전문 식당업을 지정하였다.

이 중 9번 상표인 ‘The 덮죽’은 일반 명칭이라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상표 출원인이 최민아 사장이든 다른 사람이든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 1번, 2번, 4번, 5번 상표에서 ‘덮죽’은 식별력이 없으므로, 도형(그림)을 포함시켜 등록을 받았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메뉴의 이름인 시금치와 소고기가 들어간 ‘시소덮죽’, 소라와 돌문어가 들어간 ‘소문덮죽’, 오므라이스 덮죽인 ‘오므덮죽’에 대해서도 상표등록을 받았다.

메뉴 이름의 상표 등록

원래 메뉴의 이름은 음식을 설명하거나 식당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명칭이므로 브랜드라고 할 수 없다. 즉 메뉴의 이름은 브랜드로서 사용되지 않는다. 다만 지식재산처에서 심사가 이루어질 때, 실제로 쇠고기버섯죽 등의 브랜드인지 단순한 메뉴의 이름인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일반적인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만일 메뉴의 이름에 앞에서 설명한 ‘식별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등록될 수 없다. 단순히 음식의 재료 등으로 이루어진 메뉴 이름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두쫀쿠‘가 상표 등록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반면 ‘시소덮죽’과 같이 메뉴이름을 보고 음식의 재료 등을 직감할 수 없다면, ‘식별할 수 있는 힘’이 있으므로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메뉴 이름 상표의 사용 방식

이렇게 메뉴의 이름이 상표로 등록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일까? 다음의 ‘폭탄밥’이라는 상표는 제30류 주먹밥 등을 지정하여 등록되었다. 실제로 상표권자는 식당에서 닭요리 및 점심특선의 메뉴판에 삼계탕, 닭곰탕 등 여러 메뉴 중의 하나로 ‘폭탄밥’을 기재하여 판매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주식회사 농심은 등록된 ‘폭탄밥’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상표등록을 취소해달라는 심판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특허법원(2014허8861)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상표등록을 취소한다.

『원고의 통상사용권자인 주식회사 탐앤탐스(대표자 원고)가 운영 하는 ‘○○○○’이라는 음식점에서 2014. 2. 17.경 ‘폭탄밥’이라는 메뉴를 3,000원에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상표법에서의 상품은 상거래의 목적물로서 유통과정에 놓이는 교환가치를 가지는 유체물을 말하고, 유통성과 양산성을 전제로 하는데, 위 ‘○○○○’ 이라는 음식점에서 제공한 폭탄밥이라는 음식물은 유통과정에 놓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표법에서의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 음식점에서 메뉴판에 폭탄밥이라는 표장을 사용하는 것이 위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업에 사용된 것으로 볼 수는 있어도, 상표적 사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즉, ‘폭탄밥’이라는 상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주먹밥의 브랜드로 등록되었으므로, 식당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서 ‘폭탄밥’ 이라는 메뉴명을 사용한 것은 등록상표의 사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폭탄밥’이라는 상표를 마트에서 포장 및 유통되는 주먹밥의 브랜드로 사용해야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받는다. 또한 다른 사람이 메뉴명으로 ‘폭탄밥’을 사용하더라도, 등록상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표권의 침해를 선뜻 주장하기 어렵다.

메뉴 이름의 상표등록 전략

포항 덮죽집의 메뉴 이름인 ‘시소덮죽’과 ‘소문덮죽’은 상표로 등록되었다. 그렇다면 메뉴 이름은 상표등록이 필요하지 않은 것일까? 정답은 없지만 사업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최민아 사장의 경우, 덮죽 상품의 유통 사업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상표등록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만약 ‘시소덮죽’이나 ‘소문덮죽’이 상품으로 개발되어 마트 등에서 유통된다면 적법한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된다. 메뉴명이 브랜드로 되는 현상은 시대 변화에 따라 가속화되고 있다. 상품 유통을 통한 사업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상표등록은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상표등록을 먼저 신청해놓으면, 다른 사람이 상표를 무단으로 선점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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