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신청할 때 필요한 관점

특허 명세서는 그 시기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누군가 4개의 다리, 엉덩이를 받치는 밑판, 등받이, 팔걸이로 구성된 의자를 최초로 발명했다고 상상해보자. 특허를 신청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선행기술과 대비한 후, 폭 넓은 특허권리범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구성요소의 최소화

넓은 권리범위를 갖는 특허권은 먼저 필수적인 구성을 도출해야 만들어진다.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에 따라 특허 발명의 구성을 제품이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구성요소는 필수적인 요소로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선행 기술과 동일하게 발명을 정의하면 새로운 발명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필수적인 구성 요소는 선행 기술보다 추가 또는 한정된 요소를 포함하면서 최소한으로 정해야 한다.

선행기술과 발명의 대비

최초로 발명된 의자를 청구항으로 정의해 보면, 의자의 기능과 역할 측면에서 필수적인 구성 요소는 4개의 다리와 밑판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선행기술을 조사해 보니 4개의 다리와 밑판으로 구성된 의자가 발견된다면, 발명을 다리와 밑판으로 정의할 수 없다. 다리와 밑판 외에 다음으로 필수적인 요소는 등받이로 생각하여 다음과 같은 청구항을 작성할 수 있다.

<의자에 대한 특허 청구 범위>

[청구항 1]

사람의 몸을 걸치기 위한 밑판,

상기 밑판과 결합되어 지면으로부터 밑판을 떠받치는 4개의 다리 및

상기 밑판과 결합되어 사람의 등을 받쳐 주는 등받이를 포함하는 의자.

청구항에 정의된 발명은 이제 명확하다. 발명자가 발명품이 4개의 다리, 밑판, 등받이, 팔걸이로 구성된 의자라고 하였지만, 팔걸이를 제외하여 특허의 권리범위를 넓혔다.

더 상세히 청구항을 살펴보면, 만약 다른 사람이 3개 또는 5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를 만들면 특허 침해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의 권리는 4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라고 했는데, 3개 또는 5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도 자신의 특허권에 속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자신의 특허와 다른 사람의 제품이 일치하지 않아 논란이 발생하니 이렇게 다리를 4개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4개의 다리라고 기재하지 않고 여러 개의 다리라고 처음부터 정의하면 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의자의 다리를 여러 개로 만들지 않고 다리의 아랫면을 넓혀서 하나로 만들 수도 있다. 결국 다양한 제품을 포괄하기 위해서 청구항에서 다리의 개수를 한정하지 않는 방법이 가장 좋다.

기술 관점에서 다양한 내용을 담은 특허

또한, 특허 명세서에 많은 기술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단 특허 명세서의 내용이 제출되면 추후 내용을 추가하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기술 내용을 다각도의 관점에서 특허 명세서와 청구항에 충분히 기재해야 한다. 발명자가 제시한 발명 외에도 구성을 추가하거나 한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또한 넓은 범위의 특허권을 확보한다는 개념을 기초로 다양한 예시를 기재한다. 특허를 신청할 때 권리 관점보다 기술 관점에서 바라봐야만 특허 심사 및 등록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의자를 다리, 밑판, 등받이로 정의하기로 결정했더라도 기술 관점에서 팔걸이 외에 ‘바퀴’라는 구성을 추가하거나, 등받이를 두 부분으로 분리하도록 구성을 한정할 수 있다. 발명자가 제시한 발명과 다른 내용이 특허 명세서에 기재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발명자가 특허 명세서를 보면서 깜짝 놀라는 이유다. 이러한 생각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이 청구항을 작성할 수 있다.

<의자에 대한 특허 청구 범위>

[청구항 1]

사람의 몸을 걸치기 위한 밑판,

상기 밑판과 결합되어 지면으로부터 밑판을 떠받치는 하나 이상의 다리 및

상기 밑판과 결합되어 사람의 등을 받쳐 주는 등받이를 포함하는 의자.

[청구항 2]

청구항 1에 있어서, 상기 밑판 또는 등받이에 결합되어 사람의 팔을 걸칠 수 있는 팔걸이를 더 포함하는 의자.

[청구항 3]

청구항 1에 있어서, 상기 다리에 결합되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바퀴를 더 포함 하는 의자.

[청구항 4]

청구항 1에 있어서, 상기 등받이는 두 부분으로 분리된 의자.

청구항의 개수

청구항은 권리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까? 특허 신청을 할 때 특허의 청구항을 무조건 많이 작성할 필요는 없다. 기존에 충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거나 많은 수의 특허를 꾸준히 신청하는 기업은 청구항을 너무 많이 작성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청구항이 많아질수록 특허청에 납부하는 관납료도 증가한다. 오히려 여러 개의 발명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선별하여 청구항을 작성한다. 그리고 나서 심사를 받은 후 청구항을 추가할 지 결정하면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 또는 가치가 높은 특허라는 확신이 있다면 처음부터 청구항을 많이 작성할 필요가 있다. 각각의 청구항마다 권리 범위가 다르므로 다양한 청구항이 강력한 권리를 만들어 준다.

특허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관점

특허 심사 과정에서 명세서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심사 과정에서 발견된 선행 기술과 특허 신청 시에 기재한 청구항을 비교하여, 그 경계점을 정해야 한다. 즉, 기술보다는 권리 관점에서 신청인이 특허의 권리 범위를 결정하는 시기이다. 이때 결정된 특허 권리 범위에 의하여 특허권을 활용하게 된다.

다음의 그림처럼, 원래의 특허 청구 범위는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었다고 가정해 보자. 선행 기술이 심사 과정에서 발견되면 일정 부분을 포기하게 되어 권리 범위가 좁아진다. 이처럼 특허를 신청할 때 폭넓게 특허 청구 범위를 작성하고, 심사 과정에서 좁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허 신청인 입장에서는 ‘미리’ 자신의 특허 권리 범위를 좁게 설정할 필요가 없다. 의자에 대한 청구항으로 특허권리범위와 심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해 보자.

독립항과 종속항의 권리범위

청구항 1은 밑판, 다리, 등받이로 구성된 의자에 대한 발명이고, 어떤 청구항도 인용하지 않는 독립항이다. 청구항 2, 3, 4는 청구항 1을 인용하여 종속된 종속항이다. 특허를 신청할 때 독립항이 하나라면 특허 청구 범위(실선)와 독립항의 권리 범위가 일치한다.

종속항은 독립항에 비하여 좁은 권리 범위를 가진다. 청구항 2와 3은 청구항 1에 기재된 의자에 팔걸이와 바퀴를 각각 더 부가한 발명이며, 청구항 4는 등받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한정한 발명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제시한 그림과 청구항들을 함께 참조하면, 청구항마다 특허의 권리 범위는 각자 달리 설정된다. 청구항 1이 가장 넓은 권리 범위를 가지며, 청구항 2, 3, 4는 청구항 1의 권리 범위 중 각각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

쉽게 생각하면 밑판, 다리, 등받이로 구성된 모든 의자는 청구항 1에 기재된 발명의 특허권에 속하게 된다. 팔걸이 또는 바퀴가 있는지, 등판이 두 부분으로 분리되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다. 청구항 2의 내용은 밑판, 다리, 등받이, 팔걸이로 구성된 의자에 특허권의 효력이 미친다.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에 따라 팔걸이가 없는 의자는 청구항 1에 기재된 특허권을 침해하지만, 청구항 2가 정의하는 특허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청구항 1의 권리 범위가 청구항 2의 권리 범위보다 넓다. 여기서 우리는 구성 요소를 많이 기재하면 할수록 특허권리범위가 좁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청구항에 불필요하게 많은 구성요소나 한정 사항을 기재하지 않아야 한다.

독립항과 종속항의 관계

종속항(청구항 2, 3, 4)은 독립항(청구항 1)에 기재한 발명에 구성을 추가하거나 그 구성을 한정한 발명을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독립항과 종속항의 관계는 기술 발전의 흐름과 일치한다. 밑판, 다리, 등받이로 구성된 의자가 원천 기술이고, 밑판, 다리, 등받이, 팔걸이로 구성된 의자가 개량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개량 기술은 원천 기술에 구성을 추가하거나 그 구성을 한정함으로써 완성된다.

원천 기술에 대한 특허의 권리 범위는 개량 기술에 대한 특허의 권리 범위를 포괄한다. 개량 기술은 개량에 개량을 거쳐 끊임없이 개발되고, 모두 원천 기술의 특허권에 속하게 된다. 수많은 개량 기술에 대한 특허권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원천 기술을 개발한 자는 개량 기술들에 대해 특허 로열티 수입을 걷어 들일 수 있다.

심사 과정에서 권리범위 변화

특허 심사 과정에서 밑판, 다리, 등받이, 팔걸이가 있는 의자가 있었음이 발견된다면 청구항 1 및 2는 등록받을 수 없다. 청구항 1과 2에 기재된 발명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구항 3 및 4는 특허로 등록받을 수 있다. 청구항마다 발명을 정의하므로, 청구항마다 특허를 받을 수 있는지 심사하고 결정하게 된다. 특허 심사 과정에서 선행 기술과 비교되어 특허의 권리 범위가 결정된다. 청구항 3과 청구항 4만 남겨지면 앞의 그림에서 실선으로 표시된 특허 청구 범위의 일부가 없어지고, 점선으로 표시된 권리 범위로 줄어들게 된다.

특허를 등록할 때 필요한 관점

등록 청구항의 권리범위 검토

특허가 등록되는 시점에서는 자사나 타사의 제품과 비교하여 과연 유효하고 강력한 특허로 활용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불필요한 특허는 비용만 발생시킬 뿐이고 특허권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사나 타사의 제품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거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지, 특허를 회피할 가능성은 없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현재 특허에 기재된 발명이 사용되고 있다면 그 침해 증거를 정확히 기록한다. 그리고 특허에 기재된 발명이 사용되고 있지만, 청구항의 문구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등록 예정인 특허를 이용하여 추가적으로 특허를 신청할 수도 있다.

추가 권리화 필요성 검토

한편 특허 등록 시점에 등록 청구항 외에 권리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특 허 청구 범위에 기재되어 있지 않고 특허 명세서에 기재된 발명은 공공의 영역에 속하지만, 특허 명세서에 기재된 발명을 청구항으로 옮겨 기재하여 추가로 특허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특허 등록 절차를 완료하지 않고 특허의 계류 상태를 유지하는 전략은 강력한 특허를 개발하는 데 사용되며, 경쟁 회사가 쉽게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청구항 재작성

또한, 등록 특허가 제삼자에게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지도 검토해야 한다. 등록 특허가 실제로 소송에 사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 협력을 위하여 등록 특허를 제시하거나 라이선스 등의 협상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권리 관점만 생각하여 기술 내용을 너무 어렵게 기재하여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특허가 등록되는 시점에서 특허 명세서는 제품 또는 서비스와 비교하면서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되고, 필요한 경우 특허 청구 범위를 재작성한다.

특허를 바라보는 종합적인 관점

모든 단계에서 기술, 권리, 비즈니스를 고려하여 특허 명세서 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특허 신청부터 특허 등록까지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특허를 신청할 때에 사업에 활용되지 않았던 기술 내용이 특허를 등록할 때에 비로소 사업에 성공하여 구체화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생각하면 특허 명세서는 각 단계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허 신청 단계에서 기술 내용을 풍부하게 기재하고, 특허 심사 단계에서 선행 기술과 경계점을 정하여 권리 범위를 확정한다. 특허 등록 단계에서 과연 제품이나 기술 트렌드에 적합하고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특허 명세서는 기술, 권리 그리고 비즈니스가 녹아 있는 문서다. 다시 말하면, 특허 명세서는 법률 문서이면서 기술 문서와 비즈니스 문서이다.

김태수 변리사

김태수 변리사입니다. 저는 지식재산을 알기 쉽게 꾸준히 강의하면서, , , 라는 도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앞으로 지식재산 채널을 통하여, 지식재산의 이슈와 현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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