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또 창업 스토리

아래의 깜찍한 스마트폰 케이스는 한국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바로 곽미나 대표의 디자인이다. 곽미나 대표는 2010년 영국으로 유학 길을 떠났다가 현지 디자인 전시회에 토끼 귀 모양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출품하였다. 해외 바이어들은 이 스마트폰 케이스에 엄청난 호응을 해주었고,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곽미나 대표는 ㈜라비또를 창업하게 되었다.

특히 라비또의 토끼 귀와 꼬리털이 달린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하는 해외 스타들의 통화하는 모습이 매스컴에 오르내리자 급속한 입소문을 타게 된다. 라비또는 창업 초기부터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출처: 라비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디자인 사업을 지키는 해결사

라비또는 독특한 디자인을 발판으로 창업된 회사인 만큼,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았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니 제조 기술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 보통 한국에서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 제품이 탄생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라서 좀 어색하다. 규모가 있는 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 첨단 기술을 자체 개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라면 디자인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 디자인 특허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모방품이나 짝퉁이 팔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라비또의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게 되면 모방품이 우후죽순 등장하게 되고, 이때 디자인 특허는 이 골치 아픈 상황을 벗어나게 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라비또의 디자인 특허

이제 곽미나 대표가 어떤 디자인 특허를 확보했는지 함께 살펴보자. 다음과 같이 토끼 귀가 달린 스마트폰 케이스가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이다. 곽미나 대표의 등록 디자인은 제30-0600219호이다. 특허, 디자인, 상표를 포함하는 지식재산 분야에서는 이런 번호를 통하여 지식재산을 식별한다. 앞의 ‘10’은 특허를, ‘20’은 실용신안을, ‘30’ 은 디자인을, ‘40’은 상표를 뜻한다.

창작자와 디자인 권리자가 모두 곽미나 대표이다. 창작자는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이고, 디자인 권리자는 디자인 특허를 소유하는 사람이나 회사이다. 2010년 12월 30일에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여 2011년 5월 20일에 등록 받았다.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고 등록하는 데 6~8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곽미나 대표는 토끼 귀뿐만 아니라 토끼 꼬리가 달린 다음과 같은 디자인도 등록하였다.

등록 디자인 제30-0600219호, 제30-0721123호

디자인 특허는 사업을 지키는 권리이지만 내용은 상당히 간단하다. 특허 서류에 별다른 내용은 없고 휴대폰 케이스라는 물품에 사용되고, 도면에 나타난 디자인이 자신의 권리임을 특정한다. 이렇게 확보한 디자인 특허는 곽미나 대표의 사업을 든든히 지켜내었다.

라비또의 등록 상표

디자인이 곽미나 대표의 핵심 경쟁력이지만 브랜드도 권리로 확보해야 한다. 브랜드는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우며 다른 디자인이나 제품을 연결해주는 경영 자산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상표권이라고 한다. 곽미나 대표는 영어 ‘래빗(rabbit)’과 한글 ‘토끼’를 합성하여 라비또(rabito)라는 브랜드를 확정하고, 2010년 9월 상표등록을 신청하여 상표권을 확보하였다. 상표등록 제40-0891809호이다. 상표등록 신청은 상품을 지정해야 하는데, ‘rabito’라는 상표는 ‘휴대폰 케이스’를 상품으로 지정하였다.

상표등록 제40-0891809호

라비또의 사업 확장

곽미나 대표는 디자인 특허와 상표권이라는 지식재산에 기반을 두고 라비또를 2011년 4월에 성공적으로 창업하였다. 창업 한 달 뒤부터 영국, 이탈리아, 미국의 백화점 등에 라비또의 상품이 진열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토끼 모양 스마트폰 케이스가 유명해지자, 곽미나 대표는 토끼 모양 디자인을 다양하게 응용하여 사업을 확장했다. 토끼 모양 디자인은 머그컵, 빈백(bean bag) 소파, 유아용 의자, 케이블 홀더, 모니터 메모보드에 응용되어 상품화되었다. 물론 다음과 같은 디자인 특허를 먼저 확보하는 순서를 밟았다.

등록 디자인 30-0767994, 30-0779361, 30-0855961, 30-0703833, 30-0721137

디자인 중심 창업의 성공 방정식

라비또의 토끼 모양 디자인은 단순히 한 제품의 디자인이 아닌 브랜드가 되었다. 토끼 모양 디자인은 라비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고 꾸준히 응용되면서, 브랜드의 가치는 더해진다. 기존에는 기술이 밥 먹여 준다고 말했었는데, 이제는 기술만이 혁신의 대상이 아니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도 중요해졌다. 앞으로도 기술 상향평준화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부각할 것이다. 곽미나 대표의 사례는 기술을 중심에 두지 않는 창업자나 디자이너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는 성공 방정식을 보여준다.

라비또, 끈질긴 소송으로 디자인을 지켜내다

하나의 디자인에 대한 인정 범위

라비또의 휴대폰 케이스의 디자인은 토끼 귀와 뒷면에 붙어 있는 토끼 꼬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토끼 꼬리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디자인이다. 2010년 12월 곽미나 대표는 이 디자인을 권리화하기 위하여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지만 지식재산처는 등록을 거절했다. 그 이유는 토끼 귀와 토끼 꼬리는 하나의 디자인으로 등록 받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토끼 귀와 토끼 꼬리는 형태적인 일체성이 없어서 별개로 디자인을 등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디자인 특허에 대한 심급 구조

이렇게 디자인 등록이 거절되면, 지식재산처의 거절 결정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특허심판원에서도 거절 결정이 유지된다면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이후에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다. 지식재산처의 거절 결정이나 디자인 특허권의 무효 여부는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대법원의 판단을 차례로 받을 수 있다. 특허심판원이 행정기관이긴 하지만 3심 구조와 마찬가지이다. 법원에서 판결로써 결론을 내리듯,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는 아니지만 특허심판원은 ‘심결’로써 결론을 내린다.

디자인의 형태적 일체성

곽미나 대표는 이 디자인이 핵심적인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지식재산처의 결정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곽미나 대표는 이 디자인은 토끼 귀 부분과 꼬리 부분이 전체로서 한 세트의 모양을 구성하는 일체성 내지 관련성을 가지면서 하나의 완성된 토끼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으므로, 이 디자인은 하나의 디자인으로 등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토끼 귀 형태와 토끼털 꼬리 형태가 서로 다르므로 형태적 일체성이 없으며, 토끼 귀와 토끼털 꼬리가 다른 기능을 하여 기능적 일체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하나의 디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곽미나 대표는 이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또다시 기각되었다.

곽미나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디자인에 대한 거절 결정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곽미나 대표의 디자인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대법원(2012후3343)은 토끼 귀와 토끼 꼬리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디자인 전체가 토끼 형상과 유사한 일체로서 수요자로 하여금 시각을 통한 미감을 일으키게 하므로 하나의 디자인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특허법원의 판결을 파기하였다. 곽미나 대표의 끈질긴 소송이 디자인 등록을 이끌어 냈고, 곽미나 대표는 핵심적인 디자인을 권리화하는데 성공하였다.

변형된 디자인의 등록

이뿐만 아니라 곽미나 대표는 제품에 적용된 디자인 외에도 다음과 같이 한쪽 귀가 꺾인 디자인을 등록하였다. 2010년 12월 토끼 귀 모양의 휴대폰 케이스 디자인을 처음으로 등록 신청하고 나서 2011년 3월 다음과 같은 디자인의 등록했다. 이렇게 변형된 디자인이 출현할 것을 예상한 듯하다. 인기를 끄는 디자인일수록 변형된 디자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디자인 특허권을 확보한 것에 안심하지 말고 변형된 디자인까지 등록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디자인 특허권은 다른 사람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다른 사람의 변형 디자인에 대한 무효심판 청구

2011년 10월 다른 사람이 다음과 같은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여 2011년 11월에 바로 등록되었다. 어쩌면 곽미나 대표의 예상이 적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곽미나 대표는 다른 사람이 등록한 디자인을 무효로 해달라는 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하였다. 자신의 디자인을 지키기 위하여 이런 적극적인 자세가 상당히 중요하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의 권리는 보호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디자인 특허를 활용한 사업의 보호

특허심판원(2012당357)은 곽미나 대표가 먼저 신청한 디자인과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비교할 때, 양 디자인은 주요 창작적 모티브와 지배적인 특징이 공통되고 그로 인해 ‘한쪽은 쫑긋하게 서고 다른 쪽은 꺾인 토끼의 귀’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디자인이 비슷하다고 판단하였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디자인이 무효가 된 후 만일 무효가 된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판매한다면 곽미나 대표의 디자인 특허권을 침해하게 됩니다. 디자인 특허권은 동일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비슷한 디자인에도 그 효력이 미치기 때문이다. 이로써 곽미나 대표는 비슷한 디자인 제품을 시장에서 퇴출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곽미나 대표는 귀엽고 앙증맞은 토끼 모양의 휴대폰 케이스 사업을 지켜낼 수 있었다.

디자인 모방품 모니터링

디자인은 모방이 쉬워서 자주 모방품이 출현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시장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만일 다른 사람이 나의 디자인과 똑같거나 비슷한 디자인을 제품에 적용한다면, 다른 사람이 디자인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알아봐야 한다. 다른 사람이 디자인을 등록시켰다면 곽미나 대표처럼 디자인 특허권을 무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다른 사람이 어떠한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모방품을 제조 또는 판매한다면 디자인 특허권 침해에 대한 경고장을 바로 보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경고장을 받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 판매를 중지하기 때문에 큰 효과가 있다.

미등록 디자인에 대한 부정경쟁행위의 주장

디자인 특허권이 없는 경우, 부정경쟁행위임을 주장하여 경고장을 보낼 수 있다. 제품 형태를 모방한 행위는 부정경쟁행위이므로 이를 근거로 제품의 판매를 중지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 러한 요청에도 모방품을 계속 판매한다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특허청에 신고하여 빠른 판단을 받아볼 수 있다.

디자인 침해 경고장을 받은 경우

한편 디자인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경고장을 받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경우 먼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단순히 판매 중단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디자인 특허권의 라이선스 등으로 수익을 얻고 싶어하는지 파악해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경고장을 받으면 과격하게 답변을 보내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할 필요가 없다. 경고장에 대해 바로 답변하기 어려운 경우, 언제까지 검토하겠다는 등 어느 정도 상대방과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자인 침해 여부에 대한 분석과 대응

경고장을 받으면 디자인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디자인 특허권의 내용과 자신의 제품이 완전히 동일한지 아니면 다르다고 볼 여지가 있는지 분석한다. 두 디자인이 서로 달라 비침해라고 생각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답변서를 작성하거나 관련 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다. 디자인 특허권의 침해 여부를 떠나 디자인 특허권이 무효인 경우도 있다. 만일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기 한참 전에 디자인이 세상에 알려졌다면 무효 심판을 청구하여 디자인 특허권을 소멸시킬 수 있다. 결국 경고장에 대한 차분한 검토와 다양한 조치를 수립하여 디자인 분쟁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

김태수 변리사

김태수 변리사입니다. 저는 지식재산을 알기 쉽게 꾸준히 강의하면서, , , 라는 도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앞으로 지식재산 채널을 통하여, 지식재산의 이슈와 현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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